정규시즌 2위를 이미 확보한 한화는 LG와 남은 세 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판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었다. 26일 경기에서 4-1로 역전승하며 불씨를 살릴 때까지만 해도 좋았다. 그러나 27일 경기에서 선발 문동주가 ⅔이닝 6실점을 무너지면서 졌다. 이제 LG의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는 1이다. 한화가 한 번이라도 지거나, LG가 한 번이라도 이기면 1위 경쟁은 공식적으로 끝난다. 여기에 한화는 28일 팀 에이스이자 리그 최고 외국인 투수인 코디 폰세를 올려 LG의 우승 축포를 저지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 또한 잘 풀리지 않았다. 28일 경기가 비로 취소된 것이다. 경기를 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끝까지 안개가 낀 가운데 이미 이 경기를 위해 몸을 푼 폰세는 29일 정우주에게 바턴을 넘기고 선발 등판이 취소됐다. 정우주도 좋은 구위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래도 LG로서는 폰세를 피한 게 호재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다만 1승1패를 기록하는 와중에서도 한 가지 희망은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좌완 전력이다. 한화가 2위를 기록하고, 만약 플레이오프에서 준플레이오프 승리팀을 꺾으면 다시 한국시리즈에서 LG와 만나야 한다. 플레이오프 승리가 우선이지만 한화의 포지션을 고려할 때 LG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LG는 좌타 라인이 자타 공인 리그 최강이다. 홍창기 신민재 문성주 문보경 김현수 오지환 박해민까지 팀의 주축을 이루는 선수들의 상당수가 타자다. 우타 라인보다 오히려 더 수가 많고, 더 의존도가 크다. 이 좌타 라인을 잡는 게 LG를 단기전에서 상대하는 핵심 중 핵심이다. 결국 요소요소마다 좌완들이 어떤 활약을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LG 좌타자들은 그냥 좌타자들이 아니다. 보통 좌타자는 좌완에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고 실제 스플릿이 그렇게 형성된 타자들이 많다. 하지만 LG 좌타자들은 워낙 좌완들을 만난 경험이 많아 이 데이터가 무시되는 경향들이 상대적으로 크다. 이에 한화도 정말 이들을 중요한 순간 떨어뜨릴 수 있는 좌완들이 중요하다. 이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면 경기 승부처를 지배할 수 없다. 한화는 김범수(30)와 황준서(21)에게 기대를 건다. 한화 불펜을 보면 우완이 많다. 상대적으로 좌완 전력이 약하고 그래서 항상 보강 요소로 뽑히곤 했다. 그런데 김범수 황준서가 26일과 27일 나란히 좋은 몫을 했다. 김범수는 26일 0-1로 뒤진 7회 1사 1루 승부처에서 등판했다. 여기서 홍창기를 1루수 땅볼로 잡아냈고, 이어 신민재를 2루 땅볼로 처리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LG의 공격 흐름을 한 차례 막아낸 한화는 7회 4득점을 하며 역전승을 거뒀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27일 경기에 앞서 큰 경기에서 좌완 스페셜리스트의 임무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김범수가 그렇게만 해준다면 베스트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범수는 올 시즌 70경기에 나가 45⅔이닝을 던지면서 2승1패2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 2.36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