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률의 스포츠레터]21년 만에 털어놓은 돌부처의 원망, 한화 김서현은 먼 훗날 어떤 추억을 회상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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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률의 스포츠레터]21년 만에 털어놓은 돌부처의 원망, 한화 김서현은 먼 훗날 어떤 추억을 회상할까요?](https://img1.daumcdn.net/thumb/S1200x63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2/nocut/20251002113909894zrde.jpg)
한국 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꼽히는 삼성 오승환(43)의 은퇴 경기를 위해 지난달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를 찾았습니다. 2005년 축구에서 야구로 담당이 바뀌어 처음 취재했던 한국 시리즈(KS) 최우수 선수(MVP)에 오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오승환. KBO 리그를 지배했던 돌직구를 베이징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 대회에서도 쌩쌩 뿌렸던 모습을 현장에서 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마무리 투수는 대부분 3점 차 이내 박빙의 승부처에서 등판합니다. 그런데 잘 던져도 수비 실책 등으로 승리가 날아가는 경우가 적잖게 발생합니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어쩔 수 없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겠죠. 이 질문에 답은 간단했습니다. 오승환은 "그거는 쉬운 거 같다"고 짧게 말했습니다. 동료들을 탓하지 않고 대범하게 독려해왔던 돌부처다운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다만 오승환은 상대 선수들에 대한 원망(?)을 언급했습니다. 오승환은 "내가 원망해야 할 (다른 팀) 선수들이 많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 뒤 "나는 (상대) 선수들한테 한 번 맞을 때마다 타격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농담처럼 얘기했지만 마무리의 마음 고생이 묻어나는 대목이었습니다. 오승환은 KBO 리그 역대 최다 427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2위인 손승락 KIA 코치(271세이브)와 격차가 상당해 향후 어떤 선수가 오승환의 기록을 깰 수 있을지 모를 만큼 대단한 기록입니다. 또 오승환은 일본(80세이브), 미국 메이저 리그(44세이브)까지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올렸습니다.(아쉽게 오승환은 1개를 채우지 못한 채 선수 생활을 마감하게 됐습니다.)
그런 오승환도 KBO 리그 통산 42번의 블론 세이브(BS)가 있었습니다. 2005년 오승환 데뷔 당시는 집계가 되지 않아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통산 33번의 패배도 있습니다. 마무리 투수가 맞으면 팀은 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야말로 팀의 마지막 투수,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마무리 투수는 부담이 크고, 맞아서 팀 승리를 뺏기고 패배하면 심적 타격이 엄청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투수 최고의 마무리는 427번의 영광을 안았지만 어쩌면 그 이상 높은 강도의 아픔을 42번 이상이나 겪었던 겁니다. 오승환의 은퇴식 하루 뒤 한국 야구 역사에 남을 마무리 투수의 인터뷰가 절절하게 느껴지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대구가 아닌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였습니다. 오승환의 프로 입단 21년 전에 태어난 한화 마무리 김서현(21)이 겪은 상황이었습니다. 한화는 당시 9회초까지 5 대 2로 앞서 승리를 눈앞에 뒀습니다. 1위 LG가 이날 잠실 홈에서 5위 NC에 덜미를 잡히면서 우승 매직 넘버 1을 지우지 못한 상황. 한화는 이날 이기고 3일 kt와 수원 원정까지 승리하면 LG와 동률이 되면서 1위 결정전(타이 브레이커)을 치를 기회를 얻을 수 있던 터였습니다. 누구나 한화의 승리를 예상한 가운데 마무리 김서현이 등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