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실패로 본 한국 축구의 문제점…K리그 U-21 출전비율 단 6.4%, 나이든 리그에서 뛰지 못하는 유망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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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데이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21세이하 선수들의 경기 경험이 U-20 월드컵과 같은 연령별 대회 성과, 나아가 선수들의 성장과도 직결돼서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0 대표팀은 이번 칠레 대회 조별리그에서 1승1무1패로 부진했다. 조 3위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16강에 간신히 진출했지만 10일 북중미 강호 모로코와의 16강전에서 1대2로 패하며 탈락 고배를 마셨다. 2019년 폴란드 대회에서 준우승, 2023년 아르헨티나 대회에서 4강에 진출한 한국은 3개 대회 연속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창원호는 이번 대회 내내 단순한 공격 패턴, 불안한 빌드업뿐 아니라 일대일 싸움에서 밀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풀백은 모로코전에서 상대의 빠른 측면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뚫렸고,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은 평범한 패스 미스를 범하며 볼 소유권을 잃었다. 공격진이 상대 수비수와의 일대일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모습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경험 부족 때문인지, 수를 읽는 능력도 현저히 떨어졌다.
세계적인 팀, 세계적인 선수들과 싸우기 위해선 평소 최상위 레벨에서 꾸준히 뛰면서 감각을 쌓아야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선수는 사실상 센터백 신민하(강원) 한 명 뿐이었다. 신민하는 올 시즌 K리그1에서 25경기(선발 24), 2261분(평균 86분)을 뛰었다. 유럽파 공격수 김명준(헹크)과 김태원(포르티모넨세)은 프로 1군이 아닌 연령별 팀에서 뛴다. 윙어 최병욱(제주)은 K리그1에서 24경기를 뛰었지만, 선발 출전은 단 4경기였다. 공격수 김현오(대전)와 더불어 '짧은 시간 뛰는 22세 자원'의 전형이다. 모로코전에 출전한 풀백 배현서(서울) 미드필더 손승민(대구)은 올 시즌 1군에서 기회를 받지 못했다. 수비수 함선우(화성) 이건희(수원) 미드필더 최승구(인천) 정마호(충남아산) 등은 K리그2에서 꾸준히 뛰지만, 1부와 2부는 레벨 차이가 심하다. 소속팀 반대로 차출이 무산된 양민혁(포츠머스) 윤도영(엑셀시오르) 등의 합류 여부와 별개로, 이번 이창원호는 '최상위 리그에서 꾸준히 뛰지 못하는 선수로 구성된 팀'이었고, 그게 부족한 경기력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최고의 선수가 모이는 U-20 대표팀의 사정이 이러하다면, 나머지 유망주들의 현실은 더 냉혹할 수밖에 없다. '20세, 21세는 아직 어리잖아'라는 말은 1990년대에나 통했던 말이다. 한국전에서 추가골을 넣은 모로코 공격수 야시르 자비리(파말리캉)는 이미 성인 선수의 기량을 갖추고 있었다. 브라질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지낸 모아시르 전 대구 감독은 과거 인터뷰에서 브라질이 한국보다 축구를 잘하는 이유에 대해 브라질의 어린 선수들이 한국의 어린 선수보다 3~4배 많은 공식 경기를 뛰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와 같은 국가에서 꾸준히 '월드클래스'가 배출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벨기에 프로리그의 21세이하 선수 출전비율은 21.8%, 프랑스 리그앙은 20.3%로 한국보다 2배 이상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