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4번 타자가 KBO 프로야구를 지배하고 있다. 르윈 디아즈가 리그 홈런과 타점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삼성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누구보다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화력은 삼성의 전통. 장효조, 이만수, 양준혁, 이승엽 등 걸출한 타자가 맥을 이어왔다. 외국인 타자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외국인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도 삼성 출신. 2015년 야마이코 나바로가 외야 담장 밖으로 48개를 넘겼다. 지난 18일 창원NC파크. 삼성은 NC 다이노스에 0대4로 밀린 채 4회초를 맞았다. 무사 1, 2루 기회에서 디아즈가 한방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오른쪽 담장을 넘는 3점포. 타구는 115m를 날아갔다. 디아즈의 홈런으로 시동을 건 삼성은 9대5로 역전승을 거뒀다. 디아즈의 홈런이 결정타였다. 홈런이 왜 '야구의 꽃'이라 불리는지 실감케한 경기. 디아즈는 홈런 1위 팀의 4번 타자다웠다. 특히 역전승의 발판이 된 3점포는 디아즈의 시즌 48호 홈런. 이 한방으로 외국인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을 세웠다. 디아즈가 삼성 유니폼을 입은 건 지난해 8월. 부상으로 좌초한 루벤 카데나스 대신 뛰었다. 적응이 빨랐다. 시즌 29경기에서 타율 0.282 7홈런 19타점으로 안착했다. 포스트시즌에선 더 불타올랐다. 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3 5홈런 10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 정도면 재계약은 당연한 수순. 물론 일부에선 활약을 예상하기엔 표본이 적다고 우려했다. 극단적으로 당겨치는 등 약점이 두드러질 거란 지적도 나왔다. 그래도 삼성은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스윙이 빠르고 손목 힘이 좋은 데다 성실한 모습도 합격점을 받았다. 올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다. 3월 8경기에서 홈런 2개를 때렸지만 타율은 0.228에 그쳤다. 조기 교체설까지 나왔다. 박진만 감독이 디아즈와 마주했다. 장타를 날려야 한다는 부담을 갖지 말라고 했다. 볼넷이든, 안타든 출루하면 된다고 다독였다. 디아즈는 조급함을 버렸다. 이후 비상하기 시작했다. 4월 타율은 0.348로 상승했다. 홈런도 9개. 이후 꾸준히 제몫을 해냈다. 박 감독은 "접전에서 홈런을 치는 경우가 많아 효과가 더 크다. 홈런만 잘 치는 게 아니라 꾸준히 타점을 올려주고 있다"고 했다. 18일 한 번에 두 고지를 밟았다. 공교롭게도 모두 2015년 세워진 기록. 이날 경기 전까지 디아즈는 139타점을 적립했다. NC전 3점 홈런으로 삼성 선배 나바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NC에서 뛴 에릭 테임즈의 외국인 타자 한 시즌 최다 타점(140) 기록도 넘어섰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24일 대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9대4 삼성 승)에 출격해 4회말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현재 팀 동료인 박병호가 넥센 히어로즈 시절 세운 한 시즌 최다 타점과 타이 기록(146타점). 박병호의 기록 또한 2015년 세워진 것이었다. 25일 경기 전까지 48홈런 146타점. 조금만 더 힘을 내면 리그 사상 최초로 한 시즌 50홈런 150타점 고지를 밟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