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초유의 4퇴장'으로 재확인된 제주SK의 위기,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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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시즌 김학범 전 감독 부임 첫 해 부진 끝에 파이널 B그룹에 머물렀다. '하스왕'(하위스플릿의 왕·7위)을 차지했지만, 성과라고 보기엔 어려웠다. 6강에 진입할 스쿼드를 갖춘 제주가 시즌 내내 선보인 경기력, 전술 운용은 실망스러웠다. 2025시즌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제주는 계약기간이 1년 더 남은 김 전 감독과의 동행을 택하며 첫번째 골든타임을 날렸다. 그 결과, 제주는 27일 김 전 감독이 자진사퇴하기 전까지 8승7무16패, 승률 약 25.8%에 그쳤다. 2024시즌 정규리그 승률인 약 39.4%였보다 13% 이상 떨어졌다. 제주는 팀 부진이 계속되던 6월, 김 전 감독의 거취를 두고 긴급 회의를 진행했다. 승강 플레이오프(PO)권인 10위와 잔류 마지노선인 9위를 오가던 시기였다. 하지만 구단은 끝내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 이어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성과도 미흡했다. 선수 영입으로 반등의 기틀을 마련한 '잔류 라이벌' 수원FC와는 대비되는 행보였다. 김 전 감독은 제자인 티아고를 야심차게 영입했으나, 성남 시절 때 '마법'을 부리던 그 티아고가 아니었다. 프런트 내 권한이 모호했고, 당연히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일부 관계자의 감독 교체 요구는 번번이 묵살됐다. 강등 전쟁터에서 누구는 목숨을 아끼지 않고 싸우자고 하고, 누구는 피를 한 방울도 묻히지 않는 싸움을 원했다. '사공'이 많은 제주호는 점점 산으로 갔다. 결국 김 전 감독이 먼저 나섰다. 포항전(0대1 패) 패배 후 장고를 거듭한 김 전 감독은 26일 '내가 (지휘봉을)내려놓는 게 맞다'라며 구단에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리더십 변화를 통해 선수단에 충격요법을 가해야 한다는 건 무더운 여름부터 거의 모든 구성원이 공감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제주는 수원FC와의 중요한 '하나은행 K리그1 2025' 31라운드를 하루 앞둔 시점에 김 전 감독 사퇴를 받아들였다. 선수단엔 26일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행을 맡은 김정수 수석코치에겐 경기를 준비할 시간이 이틀밖에 없었다. 김 대행에겐 학범슨의 전술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었다.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경기를 치른 제주는 총 3골을 넣을 정도로 공격적인 면에선 한층 나아진 면모를 보였다. 과감한 공격으로 상대 수비진을 90분 내내 흔들었지만, 심판 판정과 상대 도발에 멘털이 더 크게 흔들렸다. 송주훈 김동준 안태현 이창민 등 4명이 퇴장하는 초유의 사태를 빚었다. 이는 K리그 역대 단일 경기 단일팀 최다 퇴장 기록이다. 선수와 더불어 벤치에 있던 코치, 스태프들도 덩달아 흥분했다. 김 전 감독 시절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제주 사정을 잘 아는 한 축구계 관계자는 "계속 경기 준비를 해온 김 전 감독이 수원FC전까진 맡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프로사령탑 데뷔전을 치른 김정수 대행은 "불미스러운 일은 내 탓"이라고 말했다. 수원FC와의 '멸망전' 중에도 몇 차례 상황을 바꿀 타이밍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