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유니폼을 벗고 새 도전을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이제는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전체가 ‘손흥민 쇼’에 열광하는 분위기다. MLS 사무국은 30일(한국시간) 매치데이 37 '팀 오브 더 매치데이'를 발표하며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선정했다. 미국 입성 두 달 만에 무려 4번째 팀 오브 더 매치데이에 이름을 올려 리그 역사를 차곡차곡 다시 쓰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이 “MLS를 지배하고 있다” 표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손흥민은 지난 28일 미국 미주리주 에너자이저 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원정에서 데니스 부앙가 선제골 이후 전반 추가시간 침착한 마무리로 추가골을 넣었다. 후반 15분에는 상대 수비 라인을 정면으로 파괴했다. 아르템 스몰라코우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골키퍼가 반응조차 하지 못한 절묘한 각도였다. 이날 멀티골을 완성한 손흥민 덕분에 LAFC는 3-0 완승을 거둬 공식전 4연승을 달렸다. 최근 손흥민 득점 감각은 ‘절정’이란 표현도 부족하다. MLS 입성 후 8경기에서 8골을 꽂았다. 리그 4경기 연속골에 A매치를 포함하면 무려 6경기 연속 득점 행진이다. 지난 18일 레알 솔트레이크 원정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데 이어 9월 한 달 동안만 9골 3도움을 쓸어 담았다. 단숨에 리그 최고 화제의 인물이 됐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손흥민은 토트넘을 떠난 지 두 달 만에 MLS를 집어삼켰다”고 격찬했다. 영국 ‘스퍼스웹’ 역시 “토트넘의 전설 손흥민이 MLS에서도 너무나 쉽게 멀티골을 넣고 있다”며 여전히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손흥민의 폭발력은 동료 부앙가와 시너지로 배가된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등 현지 언론은 “손흥민-부앙가 듀오는 MLS 역대 최고 득점 콤비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평가까지 내리고 있다. 실제 직전 6경기에서 LAFC가 넣은 17골 전부가 두 선수 발끝에서 나왔다. MLS 사무국은 “과거 리오넬 메시-루이스 수아레스도 있었지만 손흥민-부앙가처럼 6경기 연속 17골 이상을 합작한 사례는 처음”이라며 LAFC 듀오의 역사적 기록을 공식 인증했다. 흥미로운 건 경기장 안에서만이 아니다. 손흥민 영향력이 커지면서 미국 축구계는 LAFC와 한국인 공격수가 맺은 계약 조건까지 주목한다. ‘애슬론 스포츠’는 “LAFC는 손흥민에게 메시급 권한을 부여했다”고 적었다. 단순한 선수 영입이 아니라 팀 스쿼드 구성, 영입 추천까지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는 인터 마이애미가 메시를 중심으로 수아레스와 세르히오 부스케츠, 조르디 알바, 로드리고 데폴 등을 불러들인 방식과 흡사하다. 손흥민은 이미 단순한 공격수를 넘어 구단 비전까지 좌우하는 ‘상징적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LAFC가 손흥민을 품기 위해 투자한 금액은 무려 2000만 파운드(약 378억 원)에 이른다. MLS 역사상 최고 이적료다. 손흥민은 LAFC로부터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신중했지만 존 소링턴 단장 설득과 구단이 내건 ‘메시급 대우’에 마음을 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