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장모의 나라에서 이뤄낸 통산 10번째 우승, 긴 부진을 털어낸 시즌 첫 승이어서 기쁨이 남달랐다. 세계 랭킹 4위 잰더 쇼플리(32·미국)가 일본에서 15개월 만에 PGA(미 프로골프) 투어 우승을 추가했다. 작년 말 갈비뼈 부상 이후 깊은 부진에 빠졌던 그는 “아직 내 골프가 통한다는 걸 확인해 기쁘다”고 했다. 올 시즌 그는 이 대회 전까지 우승은커녕 톱10 안에 든 적도 세 번뿐이었다. AP통신은 “가장 영예롭진 않아도 쇼플리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우승일 것”이라고 전했다.
쇼플리는 12일 일본 요코하마 컨트리클럽(파 71)에서 열린 PGA 투어 베이커런트 클래식 4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1개로 7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19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쇼플리는 맥스 그레이저먼(미국)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44만달러(약 20억6800만원)다.
쇼플리는 일본을 ‘제2의 고향’이라고 부를 만큼 남다른 인연이 있는 선수다. 대만인인 그의 외할아버지는 일본 유학 시절 대만 출신 외할머니를 만났고, 그대로 일본에 터를 잡았다. 쇼플리의 어머니는 대만에서 태어났지만, 갓난아기 때부터 쭉 일본에서 자랐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일본에 온 외손자를 위해 공항으로 직접 마중 나갔고, 대회 현장에서 열띤 응원을 보냈다. 쇼플리는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골프 금메달을 딴 뒤 “일본에서 마쓰야마 히데키 아닌 나를 응원한 사람은 내 외조부모뿐이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2021년 결혼한 쇼플리는 처가(妻家)도 일본과 연이 깊다. 그의 아내는 미국인 아버지와 오키나와 출신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쇼플리는 “일본과 남다른 인연이 있는 가정에서 엄격한 교육을 받고 자란 것이 골프 인생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안병훈이 공동 4위(14언더파)로 대회를 마쳤고, 김시우·임성재(8언더파)는 공동 20위에 올랐다.
이날 중국 상하이 치중가든 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뷰익 LPGA(미국 여자프로골프) 상하이에선 세계 1위 지노 티띠꾼(22·태국)이 5차례 연장 혈투 끝에 우승컵을 들었다. 티띠꾼은 올 시즌 LPGA 투어 선수 중 처음으로 시즌 2승에 성공했다.
13번홀까지 가쓰 미나미(일본)에게 4타나 뒤지던 티띠꾼은 마지막 5개(14~18번) 홀에서 5타를 줄여 공동 선두(24언더파)가 됐다. 티띠꾼은 2차 연장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리고도 파를 기록해 위기에서 벗어났고, 5차 연장에서 마침내 버디를 잡아 가쓰를 제쳤다.
KLPGA(한국 여자프로골프) 투어 K-FOOD 놀부·화미 마스터즈에선 홍정민(23)이 시즌 3승에 성공, 방신실·이예원과 함께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