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없다' 이병헌 "콧수염 붙인 만수, 채플린 떠오른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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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가없다' 이병헌 "콧수염 붙인 만수, 채플린 떠오른대요"

예쁜 아내와 토끼 같은 자식들, 마당이 딸린 집까지 만수는 스스로 "다 이뤘다"고 할 만큼 넉넉하다. 콧수염을 기르고 하와이안 셔츠를 입은 그는 가족을 위해 마당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장어를 굽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랬던 그가 뜻하지 않게 해고당한 뒤, 재취업을 위해 애쓰는 얼굴에서는 콧수염이 사라진다. 콧수염이 만수 마음의 넉넉한 정도를 시각화한 요소인 셈이다.
"콧수염 붙이고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테스트를 했는데, 사진을 보며 전 남미 카르텔, 남미 마약왕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는 실직 가장 만수가 재취업을 위해 경쟁자들을 제거하려는 이야기로 소설 '액스'(THE AX)를 원작으로 했다.
영화는 만수의 추락에서부터 고군분투, 그리고 결말에 이르기까지 만수의 시점을 따라간다.
이병헌은 "(콧수염에다가 하와이안 티셔츠 입은) 이 모습이 너무 강력해서 관객이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감정 이입에 방해가 될 수 있지 않으냐는 염려도 들었다"고 떠올렸다.
수십년간 다니던 회사에서 해고되고 인공지능(AI)에 밀려 갈팡질팡하는 만수가 '모던타임즈'에서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공장에 적응하지 못한 채플린을 닮았다는 점에서다. 콧수염뿐만 아니라 만수의 슬랩스틱 코미디도 채플린을 연상케 했다.
그는 아내인 이민정씨도 같은 얘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AI로 제기되는 일자리 문제가 배우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라며 자신이 등장하는 AI 영상을 언급했다.
그는 "저도 처음엔 모르고 '내가 언제 이런 걸 찍었지'라고 했다"며 "그런 것을 생각해보면 AI로 일자리를 잃어간다는 건 우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이병헌은 만수가 쓰임이 줄어들고 있는 제지 업계에 종사하는 점도 현재 극장이 처한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영화야 스트리밍을 통해서든, 다른 걸 통해서든 콘텐츠 자체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지만, 극장 산업은 너무 시급해요. 다시 관객을 찾을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눈앞에 놓인 문제이기도 해요."
올해 들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 3,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이어 박찬욱의 '어쩔수가없다'까지, 화제작들을 연이어 선보인 이병헌도 배우로서 불안감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는 '어쩔수가없다'에서 모든 것을 다 잃을 수 있다는 만수의 불안감과 닮았다.
"우리 영화가 '다 이뤘다'고 시작하지만, 결론은 '다 잃었다'로 끝나는 비극이잖아요. 그런 불안감도 같이 있죠. 진짜 긴 시간 동안 작품을 하면 사랑받고 했는데, 제가 얼마나 '보고 싶은 배우'로 길게 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은 늘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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