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 바쁜데 웃을 수가 없다... 명절에 이 영화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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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 바쁜데 웃을 수가 없다... 명절에 이 영화 어떠세요?

* 이 글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2024년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런 애스모글루와 사이먼 존슨의 저서 <권력과 진보>의 핵심 개념은 '대항 권력(counterveiling power)'이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 때, 이 '진보'의 열매는 기득권층에게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들은 기술 발전의 방향성을 유리하게 설정할 수 있는 '권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즉,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보편적 이익과 공정한 분배를 자동으로 보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자유 민주주의 사회는 '대항 권력'을 의도적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자본가들이 새로운 기술을 독점하지 못하게 하는 집단적 역량을 제도적으로 구성하여 노동자들의 협상력을 제고하고, 기술변화에 대한 사회적 대응력을 높여야 하는 것. 산업 혁명과 디지털 혁명의 대조가 그 방증이다. 산업 혁명 이후로 노동자들은 노조를 결성하고 보통 선거권을 확립하면서 자신들의 권리를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디지털 혁명은 달랐다. 플랫폼 자본이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사이 노동자의 협상력은 반대급부로 약화했기 때문이다. 그 연장선에는 AI의 발전이 있다. 예를 들어 2023년에 미국작가조합이 파업을 일으킨 원인 중 하나가 AI였다. AI에게 일부 작업을 맡긴 뒤 이를 공동 작업자의 1차 자료(source material)로 간주해 인간 작가에게 원고료를 반만 주는 식의 악용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는 대항 권력 없이 마주할 AI 혁명을 체감시켜 주는 영화다. 블랙 코미디 버전의 <권력과 진보>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웃기 바쁘다. 재취업을 위한 '만수'(이병헌)의 계획과 실행 과정은 말 그대로 우스꽝스럽다. 하지만 결말로 향할수록 웃음은 실종된다. 만수의 발버둥이 남의 일이 아니고, 그의 미래 또한 어둡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 블랙코미디가 비극으로 변모하기 때문이다.
멀리서 보면 희극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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