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없다' 손예진, 의미 있는 분량 변화…이병헌만큼 돋보였다 [N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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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가없다' 손예진, 의미 있는 분량 변화…이병헌만큼 돋보였다 [N초점]](https://img1.daumcdn.net/thumb/S1200x63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6/NEWS1/20251006080137022hlzp.jpg)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감독 스스로 "남성성에 대한 탐구가 있다"고 밝힐 만큼, '어쩔수가없다'는 주인공인 실직 가장 만수(이병헌 분), 그리고 그의 범행 대상이 되는 남자들인 범모(이성민 분), 시조(차승원 분), 선출(박휘순 분)의 심리 및 유사성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이처럼 '남성적인' 영화임에도 불구, 영화 속에는 인상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 무기력한 남자들과 대조를 이루며 눈길을 끈다. 배우 손예진이 연기한 만수의 아내 미리와 염혜란이 연기한 범모의 아내 아라 캐릭터다.
영화 속에서 미리는 가정주부로 평소 댄스와 테니스를 취미로 하는 중산층의 삶을 즐겼지만, 남편 만수가 실직한 이후 경제적인 어려움에 부닥치게 되는 인물로 묘사된다. 그는 남편이 실직하자 모든 취미를 그만두고, 결혼 전 직업인 치위생사로 재취업해 일을 하게 되나 특유의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잃지 않고 만수를 지지한다.
미리는 만수와 정반대되는 인물이다. 만수가 자신이 평생 바쳐온 직업에만 집착하다 결국 예상을 넘은 행동까지 하게 된다면, 미리는-직장에 다니고 취미를 그만두고 물건과 집을 파는 식으로-현실과 타협하며 가정을 지킨다. 반면 만수는 자신의 천직이라 생각되는 한 가지 일을 끝까지 고집하는 것이 가정을 지키는 일이라 생각한다.
손예진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미리의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그는 때로는 천진난만한 미소, 때로는 많은 감정을 머금은 흔들리는 눈빛으로 미리의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극을 이끈다. 영화의 후반부, 돌아온 남편 만수를 끌어안고 1분을 세는 미리의 모습에는 캐릭터가 느낄 법한 복잡한 감정이 담겨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손예진의 탁월한 연기가 아니었다면 완성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손예진 및 박찬욱 감독에 따르면 영화 속에서 이처럼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는 미리의 캐릭터는 사실 처음에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았다. 손예진은 박찬욱 감독의 이름을 믿고 택했지만, 캐릭터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전한 바 있다. 이후 그는 박찬욱 감독에게 조건 아닌 조건을 걸었다. "영화를 본 친구들이 '너 이걸 왜 했어?'라는 말만 안 듣게 해달라"라는 부탁을 했었다는 것.
이후 박찬욱 감독은 시나리오를 수정해 나갔고, 손예진의 연기와 함께 영화 속에 등장하는 미리의 캐릭터가 완성됐다.
결과물에 대한 감독의 만족도는 높아 보인다.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박 감독은 "미리의 감정은 만수 못지않게 복잡하고 큰 딜레마가 있는 상황이다, 비슷하게 어려운 것들을 표현하는데 (만수보다) 수단이 적었다, (이)병헌 씨보다 훨씬 어려운 인물이었는데 (손)예진 씨가 얼마나 미묘한 표현의 대가인지 보여줬다"라며 "미묘한 것을 섬세하게 잘 표현한다는 것, 프로답게 선수같이 능숙하게 해내는 것, 준비의 결과이기는 하겠지만 감탄했다"고 손예진의 연기를 극찬했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