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은 또다른 폭력 부른다 …'끝없는 전투'로 美 풍자

작성자 정보

  • 하프라인연예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폭력은 또다른 폭력 부른다 …'끝없는 전투'로 美 풍자

둘로 쪼개진 오늘의 세계를 은유적으로 비추며, 폭력이 스스로를 좀먹고 자라 역사를 갉아먹는 아이러니를 사유케 하는 걸작이 극장에 도착했다. 세계 평론가들 사이에서 "현대 정치 스릴러의 새 준거점"이란 호평이 쏟아져 내년 3월로 예정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노미네이트가 유력한 데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숀 펜 등 할리우드 거성들이 출연한 대작이다.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를 최근 살펴봤다. 주인공 밥 퍼거슨(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은 좌익 급진단체 '프렌치75'의 일원으로, 그의 담당 분야는 '폭탄'이다. 프렌치75는 수제폭탄과 최루탄을 들고 멕시코 국경 인근의 오타이 메사 이민자 구금소에 잠입해 300명에 달하는 구금자들을 구출한다. 밥의 동료였고 훗날 연인으로 발전하는 퍼피디아(테야나 테일러)는 구금소에서 대위 스티븐 록조를 능욕한다. 세 사람은 '혁명의 순간'에 스스로에게 치명적인 악연으로 얽히기 시작한다. 구금자 구출 후 밥과 퍼피디아는 프렌치75에서 '전쟁 영웅'으로 추앙받으며 일탈 행위를 지속한다. 퍼피디아는 밥의 딸 윌라(체이스 인피니티)를 출산하지만, 한곳에 얽매이는 삶을 혐오했던 퍼피디아는 한 남편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로만 살기를 거부한 채 집을 떠난다. 하지만 곧 체포된 퍼피디아가 프렌치75를 배반하면서 프렌치75는 해체된다. 퍼피디아는 사라졌고, 밥은 고교생 딸 윌라를 양육하며 혼자 외롭게 은둔자로 늙어간다. 그런 밥에게 어느 날 프렌치75 일원에게 다급하게 전화가 걸려온다. 댄스파티에 간 윌라가 위험하다는 것, 또 밥도 위기에 처했으니 약속된 '집결지'로 오라는 전화였다. 대령으로 진급한 스티븐 록조가 프렌치75, 밥, 퍼피디아, 윌라를 여전히 쫓고 있었다. 밥은 윌라와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할까. 영화는 이민, 인종, 계급 문제란 삼차원의 좌표공간 위에 혁명, 전쟁, 복수의 함수를 삽입·교차시킨 진정한 문제작이다. 현대 미국 사회의 그늘과 그림자를 지독할 정도로 풍자해서다. 하지만 영화는 좌우(左友) 이데올로기의 한쪽 편을 들기보다는 폭력이 스스로를 재생산하는 순환 구조에 집중한다. 프렌치75의 급진주의자들은 "혁명적 폭력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부르짖었지만, 결국 영화는 "모든 혁명은 악마와 싸우다 자기 자신들끼리 싸우는 것으로 끝난다"는 주인공 밥의 독백을 스스로 증거한다. 앤더슨 감독은 새로운 세계를 열겠다는 인간의 명분이 결국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지도 못하지만, 새로 직조된 질서 역시 '또 다른 권력'이 아니었느냐를 관객에게 질문한다. 정의의 실현에 '피'가 낭자했다면 그 혁명은 결국 다시 피와 억압의 구조로 이어짐을 이 영화는 예민하게 포착한다. 제목이 'One Battle After Another'인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골치 아픈 철학적 주제를 간과하더라도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영화 자체로 보는 맛을 더한다. 보안시설 침투, 폭발물 테러, 차량 레이싱, 몸싸움, 반격과 재반격이 스크린 곳곳에 배치돼 '액션 영화'로서도 충분히 즐겁다. …

원문: 바로가기 (Daum)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8,473 / 1 페이지
번호
제목
이름

OUR NEWSLETTER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따라 안전하게 관리됩니다.
VISITORS
Today 1,763
Yesterday 4,390
Max 7,789
Total 535,605
알림 0